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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초동 연가길은 축제가 없어도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 방문객을 반겨주는 낙동강변 산책로입니다. 제가 처음 찾았을 때는 붉은 양귀비와 노란 금계국이 강바람에 흔들리며 맞춤처럼 어우러져 있었어요. 강둑 위에 서자 시야가 시원하게 열리고, 꽃과 강이 함께 만드는 파노라마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걸으며 확인한 코스와 포토스팟, 편의시설, 그리고 방문 팁까지 하나씩 정리해 드릴게요.

강변을 따라 걷는 꽃길의 시작

연가길 초입에는 ‘우리 함께 꽃길만 걸어요’라는 문구가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3.6km 순환형 무장애 나눔길로 조성돼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초입에서 약 300m 지점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있고, 화장실은 입구와 중간 지점 두 곳에 마련돼 있어 편리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땐 주차 후 바로 산책로가 연결돼 이동이 간편했고, 경사가 완만해 걷는 내내 무리가 없었어요. 강바람이 꽃향기와 함께 불어와 도심에서는 느끼기 힘든 여유를 선사했습니다.

포토존과 쉼터가 있는 산책 포인트

약 1km를 걸으면 ‘나루 쉼터’가 나타납니다. 강을 바라보며 흔들 그네에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여유로운 공간이에요. 조금 더 가면 ‘멍타정’이라는 긴 벤치 구역이 있습니다. 이름처럼 강과 꽃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기 좋은 자리입니다. 포토존마다 방문객들이 순서를 기다릴 정도로 인기였고, 꽃이 배경이 되니 따로 연출을 하지 않아도 사진이 멋지게 나왔습니다. 저는 해 질 녘에 멍타정에 앉아 노을빛이 꽃잎에 스며드는 순간을 오래 담아왔어요.

계절마다 바뀌는 꽃 풍경

연가길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색으로 물듭니다. 5월 중순 양귀비가 초여름을 알리고, 6월 초 금계국이 노란 물결을 만들며, 9월이면 코스모스가 가을을 채웁니다. 올해는 자주빛 수레국화가 더해져 붉은 꽃밭 사이에 보랏빛 포인트가 생겼어요. 저는 6월 첫째 주 오전에 방문했는데, 햇살 각도가 낮아 금계국이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축제가 없어도 꽃은 정확한 시기에 피고, 방문객은 오롯이 자연 속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노을이 물들이는 황혼의 강변

낮의 강변은 시원하게 펼쳐진 시야가 매력적이지만, 해 질 무렵의 연가길은 특별합니다. 해가 기울기 전후 30분은 ‘마법의 시간’이라고 불리는데, 노을이 꽃과 강물 위로 번져 황금빛 장면을 만들어 줍니다. 주말 오후 5시 이후에는 차량이 줄어들어 주차 걱정도 덜합니다. 저는 이 시간대에 찍은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빛과 색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평생 기억에 남을 장면이 되었어요.

주변 여행지와 맛집 코스

연가길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밀양 아리랑우주천문대가 있어, 낮에는 꽃길을 걷고 밤에는 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습니다. 초동면 고정리에 있는 ‘연가길 막국수’는 트레킹객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곳이에요.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면을 말아낸 막국수 한 그릇은 더위를 단번에 식혀줍니다. 저도 산책을 마치고 먹었는데, 땀이 식으며 여행의 피로까지 풀렸습니다.

방문 팁과 교통 안내

양귀비꽃은 키가 낮아 사진을 찍을 때는 앉거나 카메라를 아래로 기울이면 꽃밭이 꽉 찬 구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금계국은 오전 햇살이 비출 때 색감이 가장 예쁘게 나옵니다. 위치는 초동면 방원리 164-3, 내비게이션에 ‘연가길 주차장’을 입력하면 됩니다. 밀양역에서 차량으로 20분, 시내버스 1-4번을 타고 초동면사무소에서 하차 후 도보 10분이면 도착합니다. 주차는 무료이며 상시 개방되고, 화장실 2곳과 벤치, 쉼터가 곳곳에 배치돼 있습니다.

 

밀양 초동 연가길은 화려한 상업 시설이나 행사 없이도 자연이 주는 위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꽃은 해마다 이름을 달리하며 제 시간에 피고, 강은 늘 그 자리에 흐릅니다. 저는 이곳에서 한 템포 느린 시간을 즐기며 도시에서 잊고 지낸 여유를 다시 찾았어요. 이번 주말, 꽃과 강바람이 반기는 이 길에서 하루를 보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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