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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시작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그저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었다. 여행을 하며 마주한 아름다운 풍경, 낯선 도시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을 영상에 담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게 또 다른 질문이 생겼다.
"내가 계속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즐겁기만 했던 유튜브 활동이 때때로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왔다. 조회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내 영상이 사람들에게 진정한 의미를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이게 맞는 길일까?’라는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나는 한 구독자의 댓글 한 줄을 읽고 가만히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왜 영상을 만들고 여행을 계속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지쳐가던 어느 날
유튜브를 시작한 후 처음 몇 개의 영상은 마냥 신이 났다. 편집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하나의 영상을 완성하고 업로드할 때마다 작은 성취감이 차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유튜브라는 공간이 단순한 취미가 아닌 치열한 경쟁의 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새로운 영상이 올라갈 때마다 조회수를 확인했고, 늘어나는 구독자 수에 일희일비했다. 알고리즘이 내 영상을 추천해 주는 날은 신이 났다가, 한동안 영상이 잘 보이지 않으면 의욕이 떨어졌다. ‘내가 만드는 콘텐츠가 충분히 흥미로운가?’, ‘이런 주제로 영상을 만들어도 될까?’라는 고민들이 쌓이며 점점 부담이 커져 갔다.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의미를 찾기 어려워지는 순간들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만의 기록이었던 영상이 점점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할까?’라는 압박으로 변해 갔다. 여행 중에도 자연스럽게 풍경을 즐기기보다는 ‘이 장면을 어떻게 찍어야 할까?’를 먼저 생각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카메라를 드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렇게 고민이 깊어지던 어느 날, 나는 한동안 업로드를 미뤄 두었던 영상 하나를 조용히 올렸다. ‘이 영상을 보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저 기록이라도 남기자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며칠 후, 뜻밖의 댓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단 한 줄의 댓글이 전한 위로
“덕분에 요즘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어요. 당신의 여행을 보고 있으면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 한 줄을 읽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단순히 여행을 기록하는 영상이라고 생각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영상이 작은 위로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댓글을 남긴 사람은 내 영상을 보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짧은 문장에서 느껴지는 진심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유튜브를 시작할 때, 나는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기록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 여행이, 내 이야기가, 그리고 내가 담아낸 영상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소중한 한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이 댓글을 읽고 난 후, 나는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조회수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내 영상을 보고 위로받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여행을 하고 영상을 찍는 이유
그날 이후로 나는 영상을 만드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더 이상 ‘잘 보이는 영상’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았다. 대신, 내가 진짜로 기록하고 싶은 순간들을 담았다. 예전처럼 멋진 영상미를 고민하기보다는, 내가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여행지에서 마주친 작은 일상들을 담았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 우연히 찾은 조용한 카페에서의 한적한 시간,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들. 이런 순간들은 화려하지 않을지 몰라도, 내게는 가장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런 영상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시작했다. 조회수는 예전처럼 빠르게 오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댓글에는 나처럼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보고 나니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어요.”
“힘들었는데, 덕분에 위로받고 갑니다.”
“당신의 영상에는 따뜻함이 느껴져요.”
이런 댓글들을 읽을 때마다 나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내가 계속해서 여행을 하고, 영상을 찍고, 공유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었다.
작은 위로가 만들어낸 큰 변화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나는 단순히 내 여행을 기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 영상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게 큰 힘이 되었다.
이제 나는 카메라를 들 때마다 생각한다. 내 눈앞에 펼쳐진 이 장면이 단순히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영상을 보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순간이라고. 그리고 그 순간들이 쌓여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고 믿는다.
아직도 가끔은 불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여행을 하고, 영상을 찍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그날 한 구독자가 남긴 짧은 댓글 한 줄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