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가방 파손 사고를 겪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특히 수하물 위탁 시 외부 충격으로 인해 가방이 찢어지거나 바퀴, 손잡이 등이 손상되는 일이 생기곤 하죠. 이런 상황에서 항공사의 보상 기준은 국가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면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오늘은 국가별로 항공사가 수하물 파손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비교해 보겠습니다.

미국: DOT 기준으로 명확한 보상 규정

미국에서는 연방 교통부(DOT)의 규정에 따라 항공사들이 수하물 파손 시 의무적으로 보상해야 합니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 항공사는 최대 3,800달러(2025년 기준)까지 보상 의무가 있습니다. 단, 외부 손상뿐 아니라 내부 물품 손실도 포함되는 것이 특징이죠.

미국에서는 수하물 인도 후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보통 수리, 동일 제품 교체, 현금 환불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상 과정에서 영수증 제출이 요구될 수 있으며, 고가품은 미리 신고해 둬야 합니다. 제 경험상, JFK 공항에서 수하물이 찢어진 적이 있었는데, 델타 항공은 수거 후 3일 이내 수리를 완료해 다시 배달해줬습니다. 미국은 전체적으로 체계적이고 빠른 대응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럽: 트리올 협약 적용, 항공사별 상이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몬트리올 협약에 가입돼 있어 보상 한도는 약 1,288 SDR(약 1,700유로 수준)입니다. 다만 각 항공사의 내부 정책에 따라 처리 방식이 다르며, 서류 제출 절차가 비교적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루프트한자는 수하물 수령 후 7일 이내에 신고서를 작성하고, 사진과 구매 영수증 제출이 필수입니다. KLM은 수리를 기본으로 하며,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교체 또는 일부 환불을 진행합니다. 프랑스에서 에어프랑스 이용 중 바퀴 파손을 경험했는데, 직접 수리를 권유받았고 영수증 제출 후 환급을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유럽은 서류 중심의 절차가 많지만, 규정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한국: 항공사 재량이 크고 절차 간소화

대한민국의 경우,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제선 기준으로 몬트리올 협약을 따르고 있으나, 실제 보상은 항공사 재량에 따릅니다. 일반적으로 수리, 교체, 수선비 지급 등의 방식이 있으며, 고가 수하물은 보험 가입 또는 사전 신고가 필수입니다.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은 파손된 가방을 수거해 수리한 후 자택까지 배송해주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아시아나는 현장 수리가 가능한 경우 공항에서 바로 해결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김포공항에서 수하물 외부 케이스가 깨진 적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교체용 가방을 바로 제공받아 편리했습니다.

일본: 세심한 서비스와 문서 처리

일본 항공사들은 전체적으로 매우 세심한 고객 대응을 보입니다. 일본항공(JAL)이나 전일본공수(ANA)는 파손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수리 또는 교체를 제안합니다. 단, 사진, 수하물 태그, 탑승권 등은 반드시 제출해야 하며, 서류 절차는 비교적 엄격합니다.

JAL의 경우, 수리 여부에 따라 동일 모델 교체 또는 유사 제품 제공이 일반적이며,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는 가방 내부 내용까지 확인한 후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신중한 절차가 있었습니다. 이런 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철저하게 처리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남아 국가들: 규정보다 현장 대응에 좌우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항공사들은 대부분 몬트리올 협약에 따라 이론상 보상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현장 대응에 따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에어아시아나 베트남항공은 수리보다는 간단한 금전 보상이나 대체 가방 제공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방콕에서 수하물 손잡이가 망가졌을 때, 현장 직원은 수리를 권했지만 적절한 업체가 없다는 이유로 약 40달러 정도의 현금 보상을 제안했습니다. 서류 요구나 영수증 제출은 없었고, 신속하게 마무리되었지만 체계성은 떨어졌습니다.

중국: 신고 시한 엄격, 내부 물품 보상 제한

중국 항공사들은 대부분 파손 신고 시한을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수하물 수령 후 7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대부분 외부 손상에만 보상이 이뤄집니다. 내부 물품 파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보상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수리 중심의 정책을 운영하며, 수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유사 모델로 교체합니다. 보상 진행 시 필요한 서류가 매우 많고, 처리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경험상 중국 내에서 수하물 바퀴가 부러졌을 때, 서류 작성과 사진 제출을 반복했고 보상까지 약 3주가 걸렸습니다.

출국 전 규정 확인과 대비가 필수

각 국가별 항공사의 보상 기준은 법적 틀은 비슷하나, 실제 대응 방식은 천차만별입니다. 미국은 빠르고 명확한 보상이 강점이며, 유럽은 체계적이지만 복잡한 절차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비교적 유연하며 현장 대응이 빠른 편이고, 동남아와 중국은 체계보다는 경험 중심으로 판단됩니다. 출국 전 항공사 보상 정책을 미리 확인하고, 고가 수하물은 사전 신고하거나 별도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 현명한 대응입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