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유튜버로 살아가는 꿈을 향한 길 위에서 (47편)

처음엔 단순히 여행이 좋았고, 낯선 곳에서 새로움을 마주하는 게 즐거웠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행의 기억을 하나씩 기록하고, 영상으로 남기면서 저는 점점 ‘여행 유튜버’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나게 되었어요. 이 글은 좋아하던 여행을 삶의 방향으로 바꾸고,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진짜 나의 모습을 알아가게 된 여정의 기록입니다. 여행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방식’이 된 지금, 나는 과연 꿈을 이루고 있는 걸까요? 이 질문을 끌어안고 걸어온 길 위에서, 여전히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현재를 돌아봅니다.

꿈은 여행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어요

처음 여행을 좋아하게 된 건 아주 단순했어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매일 반복되는 하루에 지쳐 있던 어느 날, 그냥 어디든 가고 싶다는 충동처럼 찾아왔죠. 첫 해외여행을 떠났던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요. 공항에서 비행기 소리를 들으며 심장이 두근거렸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낯선 공기를 마시는 그 순간, ‘아, 내가 살아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여행을 떠나면서 저는 점점 여행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무언가 더 깊은 감정과 연결돼 있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낯선 골목을 걷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예상치 못한 실수 속에서 웃고,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여행은 저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거울 같았죠. 처음엔 기록을 남기고 싶어 브이로그를 찍기 시작했어요. 딱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보다는, 그때의 감정과 표정을 나중에 나 스스로 다시 꺼내 보기 위해서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올린 영상 하나에 댓글이 달렸어요. “이 영상 보고 저도 용기 내서 여행 가요.” 그 짧은 문장이 제 마음을 울렸어요.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겐 시작이 될 수도 있구나’ 그때 처음으로 여행이라는 경험을 콘텐츠로 풀어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 욕심은 욕심에서 끝나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나를 여행 유튜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만들었어요. 마치 어느 날 갑자기 표지판도 없는 길에 들어선 것처럼, 꿈은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익숙한 감정 속에서 조용히 자라나고 있었더라고요.

콘텐츠를 만들며 만난 나만의 리듬과 진심

여행을 영상으로 담는다는 건 단순히 ‘예쁜 장면을 모으는 일’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카메라 뒤에서 수없이 고민하고, 촬영이 끝난 후 긴 편집 시간 동안 자신의 감정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과정이었죠. 처음 편집 프로그램을 켰을 땐 도대체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컷을 자르고, 음악을 깔고, 자막을 넣는 과정 하나하나가 낯설었고, 완성된 영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 수십 번을 다시 고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힘들진 않았어요. 그보다 훨씬 더 컸던 감정은 ‘기대감’이었어요. 이 장면이 어떻게 전해질까, 내가 느낀 감동이 누군가에게도 닿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매번 저를 다시 노트북 앞에 앉게 했어요. 콘텐츠를 만들면서 제 안에 몰랐던 감정들이 튀어나오기도 했어요. 여행지에서 느낀 외로움, 사람들의 다정함, 혼자 밥을 먹을 때의 고요한 떨림. 그 모든 걸 영상 안에 솔직하게 담아낼 때마다 오히려 제가 더 위로받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점점 내레이션의 말투도, 영상의 흐름도 저만의 리듬을 찾게 됐어요. 처음에는 트렌드를 따라 하던 편집도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담고 싶은 감정에 집중하게 되었고, 그게 오히려 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닿았다는 걸 느꼈어요. 구독자 수가 늘어나고, 댓글이 쌓일수록 책임감도 커졌지만, 그보다 더 커진 건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이었어요. 내가 어떤 장면에 마음이 움직이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하는지 콘텐츠를 만들면서 더 선명해졌어요. 그리고 그게 제가 이 길 위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 되었어요.

여행 유튜버로 살아가는 지금,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지금 저는 여행을 떠나는 게 곧 일이고,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여행의 순간순간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되었어요. 누군가는 “좋겠다,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도 벌고”라고 말하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와 고독도 분명 존재해요.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질 때, 렌즈 너머의 장면이 마음처럼 담기지 않을 때, 혹은 내가 만든 영상이 기대보다 반응이 없을 때, 나는 늘 스스로에게 묻곤 해요. ‘나는 지금 왜 이 길을 걷고 있는 걸까?’라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무리 흔들려도 답은 다시 그 처음으로 돌아와요. 내가 이 일을 시작했던 이유,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용기를 주고 싶었던 그 마음. 어느 날 한 구독자 분이 이런 메시지를 주셨어요. “영상 속에서 작가님의 시선이 느껴져요. 여행이 꼭 멀리 가야 의미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말을 읽는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어요. 제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한 장면이 된다는 게 감사했어요. 꿈은 멀리 있는 환상이 아니라, 하루하루 내가 선택하는 방식 속에 있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걸어가는 이 길 위에서, 때로는 방황하고, 때로는 멈춰 서더라도 결국 끝까지 걷고 싶다는 확신이 들어요. 여행 유튜버라는 이름이 제 꿈의 도착지는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길을 통해 저는 계속해서 꿈을 만들고 있어요. 좋아하는 걸 기록하고, 그 기록을 나누며, 함께 공감하는 이들과 연결되는 삶. 그것이 지금의 저를 가장 살아 있게 만들어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카메라를 메고, 익숙한 도시든 낯선 골목이든 천천히 걸어가요. 꿈은 늘 길 위에 있었고, 그 길을 걷는 동안 저는 조금씩 더 나답게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마무리

누군가는 ‘여행 유튜버’라는 이름을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이름 안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그리고 작지만 확실한 용기들이 쌓여 있어요. 단순한 여행이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 지금은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위로가 되고, 내 삶의 이유가 되었다면, 저는 분명 꿈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믿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그 길 위에 계속 서 있는 나 자신이니까요. 오늘도 저는 카메라를 켜고, 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또 하나의 ‘꿈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걷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