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여행 영상은 없다, 중요한 것은 진솔함 (11편)

유튜브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여행 영상을 만들었을 때, 나는 완벽한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아름다운 풍경, 세련된 편집, 감성적인 음악까지 모든 요소를 신중하게 선택했다. 조금이라도 어색한 장면이 있으면 다시 촬영했고, 빛이 부족한 영상은 사용하지 않았다. 여행지의 멋진 순간만을 담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나 스스로도 그렇게 해야만 사람들이 영상을 좋아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영상을 만들면 만들수록, 완벽을 추구할수록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영상은 아름다웠지만, 그 안에 ‘나’는 없었다.

완벽함에 집착하다 보면 여행을 놓친다

처음에는 여행을 ‘즐기는 것’보다 ‘기록하는 것’에 더 집중했다. 해가 질 때쯤이면 황금빛 노을을 찍기 위해 좋은 자리를 찾아 카메라를 들었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포토존에서는 완벽한 구도를 잡기 위해 몇 번씩 촬영을 반복했다. 편집할 때는 조금이라도 흔들린 장면은 과감히 삭제했고, 너무 평범해 보이는 장면들도 제외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이상하리만큼 비슷했다. 여행지마다 장소는 달랐지만, 구조와 분위기는 똑같았다. 마치 감각적인 광고 영상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 내가 느낀 감정은 담기지 않았다. 한 영상을 편집하고 나서 문득 생각했다. “이게 정말 내가 경험한 여행일까?”

영상 속에서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우연히 길을 잃고 헤맸던 순간, 기대했던 장소가 생각보다 별로였던 경험, 비가 와서 계획이 완전히 틀어진 날. 그런 순간들은 영상에서 전부 사라졌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날들이야말로 가장 기억에 남았고, 여행을 특별하게 만든 순간들이었다.

여행의 진짜 모습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있다

어느 날은 촬영을 포기하고 그냥 길을 걸었다. 카메라를 들지 않고, 여행자 대신 그곳의 ‘손님’으로서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적한 골목에서 마주친 고양이, 시장에서 흥정하는 상인들, 벤치에 앉아 기타를 치는 사람들.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고, 여행의 진짜 감정이 느껴졌다.

그날 찍은 영상은 흔들린 장면이 많았고, 특별한 스토리도 없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영상은 지금까지 만든 영상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런 순간이 진짜 여행 같아요.” “완벽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이에요.”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여행 영상’은 기술적으로 완벽한 영상이 아니라, 진짜 여행의 감정이 담긴 영상이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진짜’ 이야기

유튜브에서 여행 영상을 만드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영상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상이 아니라, 그 안에 만든 사람의 경험과 감정이 녹아 있는 영상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장면이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이다.

나는 이제 편집할 때 ‘완벽함’보다 ‘진솔함’을 우선으로 한다. 모든 순간이 아름답지 않아도 괜찮다.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어다닌 장면도, 음식이 생각보다 맛없어서 실망한 순간도, 길을 잃고 헤맨 날도 모두 여행의 일부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고, 영상을 보는 사람들에게 더 큰 공감을 준다.

완벽하지 않은 여행이 더 특별하다

여행에서 완벽한 순간만을 찾아다니는 것은 불가능하다. 계획한 일정이 어긋날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예상치 못한 순간들이 오히려 여행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나는 한 번은 작은 마을을 방문했을 때,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계획했던 촬영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실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근처 카페에 들어가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들이 직접 만든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만약 날씨가 좋았다면 나는 그들과 만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여행이었지만, 나에게는 가장 특별한 순간이 되었다.

그때 깨달았다. 여행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더 흥미로워진다. 영상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완벽한 구도를 찾으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순간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이 더 중요했다.

완벽한 여행 영상은 없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완벽한 영상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진짜 경험한 여행을 있는 그대로 담으려 한다. 여행의 모든 순간이 멋지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그 안에 내가 있고, 나의 이야기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완벽한 여행 영상은 없다.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그 순간을 진짜로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