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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준비할 때 “유럽은 팁 문화가 거의 없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이탈리아에서 식사를 했다가, 예상치 못한 코페르토(Coperto)와 봉사료(Service Charge) 금액을 보고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메뉴판에는 없던 비용이 계산서에 추가된 걸 보고 한참을 들여다본 적도 있었죠. 이탈리아는 미국처럼 팁이 필수는 아니지만, 대신 특정한 형태의 추가 비용이 존재해요. 헷갈리기 쉬운 코페르토와 봉사료의 차이,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붙는지, 여행자가 어떻게 확인하고 대응하면 좋은지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1. 코페르토의 의미와 기본 개념
이탈리아 식당에서 가장 흔히 보게 되는 추가 비용이 바로 코페르토예요. 식당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적용되는 ‘자릿세’ 같은 개념인데, 빵이나 테이블 세팅 비용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피렌체에서 처음 코페르토를 경험했을 때는 1인당 2유로 정도였고, 로마에서는 3유로 가까이 되는 곳도 있었어요. 메뉴판 하단이나 입구 유리창에 작게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서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계산서에서 처음 보게 되는 경우가 흔해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붙는 비용이라 “이건 뭐지?” 하고 놀라기 쉬운 부분이에요.
2. 봉사료(Service Charge)의 적용 방식
봉사료는 말 그대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추가 금액인데, 코페르토와는 적용 기준이 달라요. 특히 단체 손님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식당일수록 자동으로 청구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베네치아에서 식사했을 때는 봉사료가 10% 자동 추가돼서 금액이 꽤 올라갔어요. 하지만 봉사료가 무조건 붙는 건 아니고, 계산서에 ‘Service Charge’가 명확하게 표기돼 있을 때만 적용돼요. 코페르토와 달리 서비스 품질에 대한 개념이 조금 더 강해서, 종업원이 여러 번 테이블을 방문해 빵을 채워주거나 와인을 계속 서빙해주는 식당에서 자주 보였어요. 여행자들은 코페르토와 봉사료를 같은 개념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완전히 별개의 비용이에요.
3. 코페르토와 봉사료를 구별하는 방법
두 비용이 섞여 있으면 여행자가 가장 먼저 당황하는 순간이죠. 제가 경험상 가장 도움이 됐던 방법은 계산서를 받을 때 항목을 천천히 살펴보는 거예요. 코페르토는 보통 ‘Coperto’라고 적혀 있고, 사람 수에 따라 곱하기로 계산돼 있어요. 예를 들어 2명이서 식사했다면 ‘Coperto 2x2€’처럼 표기되죠. 반면 봉사료는 ‘Service’ 또는 ‘Servizio’로 적혀 있고, 총금액에서 일정 비율로 계산돼요. 계산서에 두 항목이 모두 들어가면 총 금액이 꽤 커지기 때문에, 식당을 선택하기 전에 입구에 붙어 있는 가격 안내나 메뉴판 아래쪽을 꼭 확인하면 도움이 돼요. 제가 밀라노에서 겪은 적이 있는데, 코페르토와 봉사료가 동시에 붙어 총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적이 있거든요.
4. 팁이 필요한 상황과 불필요한 상황
유럽은 팁이 거의 없다는 말을 듣고 갔던 저는 처음엔 아예 팁을 생각도 안 했어요. 이탈리아에서는 대체로 팁이 필수는 아니지만, 정말 서비스가 좋았다면 1~2유로 정도만 테이블에 두고 나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제가 로마에서 식사했을 때도 직원이 정말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주고 와인 추천까지 해줘서 소액 팁을 남긴 적이 있어요. 하지만 자동 봉사료가 포함된 경우라면 추가 팁은 안 남겨도 전혀 어색하지 않아요. 코페르토만 있고 봉사료가 없는 경우라면 팁을 조금 남기는 게 자연스럽고요. 미국처럼 무조건 몇 퍼센트 계산하는 구조가 아니라, 받은 서비스에 맞춰 조절하는 느낌이 훨씬 강했어요.
5. 관광지 식당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일수록 코페르토와 봉사료가 더 높게 설정되는 경향이 있어요. 베네치아나 피렌체 중심부는 코페르토가 1인당 3~4유로까지 올라가는 곳도 있어요. 제가 베네치아에서 먹었던 해산물 파스타는 맛은 정말 좋았는데, 봉사료 12%가 자동으로 붙어 있어서 계산할 때 살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런 지역에서는 메뉴판 가격만 보고 들어갔다가 계산서에서 크게 당황하는 일이 흔해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Coperto included?”나 “Service included?”라고 가볍게 물어보는 거예요. 직원들은 이런 질문에 익숙해서 금방 알려줘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여러 번 경험하고 나니 그런 확인 과정이 여행에 큰 도움이 됐어요.
6. 합리적으로 비용 관리하는 실전 팁
이탈리아 외식비가 생각보다 높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코페르토와 봉사료예요. 여행할 때 이를 미리 알고 있으면 예산 관리가 훨씬 수월해요. 저는 이후부터는 자리세가 없는 ‘바(Lunch bar)’ 형태의 매장을 이용하거나, 코페르토가 명확하고 낮은 곳을 선택하는 편이에요. 바 형태라면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바로 먹는 방식이라 코페르토가 거의 없고 가격도 더 합리적이었어요. 또 계산서를 받을 때 바로 확인하고 궁금한 부분은 편하게 물어보니 불필요한 오해도 줄었어요. 여행 중에 괜히 불쾌해지는 순간을 피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탈리아의 코페르토와 봉사료는 미국 팁 문화와 완전히 다른 구조지만, 여행자가 미리 알고 가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저도 처음엔 생소했지만 몇 번 경험해보니 자연스럽게 구별할 수 있게 됐어요. 계산서를 찬찬히 확인하고 식당 선택 시 코페르토 여부만 체크해도 외식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어요. 이 글이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