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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의 나바위성당은 종교적 성지이면서도, 동시에 일몰이 아름다운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강을 따라 펼쳐진 들판 너머로 붉게 물드는 하늘, 그리고 서양식 벽돌 건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진 성당 풍경은 하루의 끝을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저는 지난여름, 무더운 햇빛이 잦아든 저녁 무렵 나바위성당을 찾았어요. 바람이 금강변을 타고 불어오고, 석양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하던 순간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보고 느낀 나바위성당의 매력을 위치, 역사, 시설, 그리고 일몰 감상 팁과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여행 계획에 참고하시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거예요.

나바위성당 위치와 역사

나바위성당은 전북 익산시 망성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을 따라 난 길을 달리다 보면 언덕 위에 고즈넉하게 자리한 성당이 눈에 들어오죠. ‘나바위’라는 이름은 ‘넓은 바위’를 뜻하는데, 실제로 성당이 위치한 주변에는 금강변의 넓은 암반 지형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입니다. 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귀국 후 처음 발을 디딘 곳이 바로 나바위입니다. 이를 기념해 세워진 성당은 단순한 종교시설을 넘어, 역사적 가치와 순례지로서의 의미를 함께 갖추고 있습니다. 건물은 서양식 벽돌조 양식과 전통 한옥 구조가 공존하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합니다. 덕분에 이국적인 느낌과 한국적인 정서가 한곳에 담겨 있어, 종교인뿐 아니라 일반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되었죠.

성지와 주변 공간

성당 부지에는 본당 외에도 치유의 경당,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탑, 망금정, 십자가의 길, 착지처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진입로를 걸어 올라가면 가장 먼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상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 성모상은 성녀 카타리나 라부레 수녀에게 발현된 모습과 닮았으며, 김대건 신부가 라파엘호 침몰 위기 때 기도하며 의지했던 상본의 형태와도 유사하다고 합니다.
본당 맞은편에는 1956년에 지어진 치유의 경당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진료소로 사용되었고, 간단한 수술까지 가능한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요. 현재는 영적인 휴식과 위안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모해 방문객들이 조용히 머물며 기도하거나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당 내부와 주변은 순례길로 연결되어 있어 전국 각지의 신자들이 방문합니다. 하지만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건축미와 풍경, 그리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나바위성당의 일몰 풍경

나바위성당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해가 지기 전 30분입니다. 여름철에는 오후 7시 전후가 가장 좋고, 겨울철에는 조금 더 이른 시간에 맞춰 오시는 게 좋습니다. 붉은 햇살이 성당 외벽에 비치면, 붉은 벽돌과 전통 한옥 지붕이 황금빛으로 물들며 건물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됩니다.
저는 일몰을 보기 위해 본당 뒤편 언덕의 망금정으로 향했습니다. 돌계단을 올라서면, 김대건 신부의 성상이 서 있고, 그 뒤로 넓게 펼쳐진 평야와 금강 황산대교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해가 서서히 내려앉으며 들판 위 비닐하우스와 농경지가 붉게 물드는 장면은 정말 평화롭고 장엄했습니다. 특히 금강 위로 반사되는 햇빛이 은빛과 황금빛을 번갈아 뿜어내는 모습은 사진으로도 다 담기지 않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여행 팁과 추천 코스

나바위성당을 제대로 즐기려면, 일몰 시각을 기준으로 여행 일정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해질녘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해 성당 내부와 주변 시설을 둘러보시고, 이후 망금정이나 성당 앞마당에서 일몰을 감상하시면 됩니다. 여유롭게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어요.

 

주차장은 넓어서 평일에는 자리 걱정이 거의 없습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지만, 회전율이 빨라 금방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접근성도 좋아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무리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일몰 후에는 익산 시내로 이동해 미륵사지, 보석박물관, 함라한옥마을 등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저 같은 경우, 성당에서 석양을 본 뒤 근처 한우 전문점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하루 일정이 정말 완벽하게 마무리되었어요.

방송과 함께 알려진 명소

나바위성당은 최근 여행 블로그와 SNS, 그리고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특히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다른 일몰 명소에 비해 붐비지 않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여러 번 익산을 방문했지만, 이렇게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몰을 본 건 나바위성당이 처음이었어요. 다른 여행객들도 이곳에서 느낀 감정을 오래 기억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익산 나바위성당은 단순히 일몰이 아름다운 장소를 넘어, 역사와 종교,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한데 어우러진 곳입니다.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성지는 그 자체로 의미가 깊고, 해질녘 붉게 물든 풍경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물들입니다.
저처럼 여행 중에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드려요. 일상의 소란을 잠시 내려놓고, 황금빛 하늘과 평야, 강변이 함께 그리는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자연과 나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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